이번 시간에는 용해 평형을 열화학(열역학 아님!!!)적으로 분석해볼 것이다.

1. 용해 엔탈피
용해 엔탈피란 물질이 용해될 때의 몰 엔탈피 변화이다. 용해 반응은 용질과 용매 간의 상호작용이기에 엔탈피 변화는 용질-용질, 용매-용매, 용질-용질 간의 인력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용질-용질의 인력을 끊는 흡열 과정(ΔH1), 용매-용매의 인력을 끊는 흡열 과정(ΔH2), 용매-용질 사이의 새로운 인력을 형성시키는 발열 과정(ΔH3)의 3가지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용질과 용매가 서로간의 인력을 끊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들을 팽창된 용질, 용매라고 부르고 기체 상태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용해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면 위와 같고 이때 ΔH용해 = ΔH1 + ΔH2 + ΔH3라는 식이 성립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용질과 용매의 서로 간의 인력을 끊는 과정이 선행된 후 용질-용매 간 새로운 인력이 형성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위의 에너지 다이어그램을 통해 용해 엔탈피의 부호가 용매-용매, 용질-용질 간의 인력과 용매-용질 간의 인력을 비교하여 알아내야함을 알 수 있다. 다음 표를 통해 각 과정의 엔탈피 변화 부호를 정리해보자.
엔탈피 | ΔH1 | ΔH2 | ΔH3 | ΔH용해 |
과정 | 용질-용질의 인력 끊기 | 용매-용매의 인력 끊기 | 용질-용매 간 새로운 인력 형성 | 용해 |
부호 | 항상 양수(흡열반응) | 항상 양수 (흡열 반응) | 항상 음수(발열 반응) | F용질-용질 + F용매 용매 > F용매-용질 -> 양수(흡열 반응) F용질-용질 + F용매 용매 < F용매-용질 -> 음수(발열 반응) |
*감성 챙기기 1. 이온성 고체의 용해 엔탈피
'이온성 고체에서 이온을 떼어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라는 정의를 가진 에너지를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격자 에너지이다!!! 모른다면 유감이다. 또한 이온이 용매(물)에 둘러쌓여 하나의 분자처럼 행동하는 과정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수화이다!!! 모른다면 또한 유감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대표적인 이온성 고체인 NaCl로 예시를 들어보자. NaCl의 격자 에너지와 수화를 표현할 수 있는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또한 놀랍게도 두 반응식의 합은 NaCl의 용해 반응과 같다.

따라서 ΔH용해 = ΔH격자 + ΔH수화와 같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배운 엔탈피 변화 과정에 대입해보면 격자 에너지는 ΔH1과 같고 수화 엔탈피는 ΔH2와 ΔH3의 합과 같다.
2. 용해 평형과 깁스 자유 에너지
가. 엔트로피 의존 반응
위에서 예시를 든 NaCl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NaCl의 용해 엔탈피는 대략 5kJ/mol 정도로 양수이다. 이는 NaCl간의 인력이 물과 이온들 간의 인력보다 크다는 말이다. 여기서 이러한 의문이 드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용질간의 인력이 더 강하니까 용해가 일어나지 않아야하는 것 아닌가?' 만약 자신이 깁스 자유 에너지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음에도 저러한 의문을 가졌다면 매우 유감이다.

한양어린이집에 재학중이던 시절 5세의 정현준에게도 소금(NaCl)이 물에 잘 녹는 것은 상식이였다. 그렇다는 것은 NaCl이 용해가 잘 되는 이유를 엔탈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화학 반응의 자발성을 판단하는 열화학적인 방법은 깁스 자유 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전기 화학에서 자발성을 판단하는 전압또한 깁스 자유 에너지에 비례하는 값인 만큼 깁스 자유 에너지는 근본 그 자체이다. 깁스 자유 에너지의 변화는 엔탈피 변화, 온도, 엔트로피 변화라는 3개의 변수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ΔG=ΔH-TΔS, NaCl이 용해되는 과정은 이온 결정이 용매에 수화되는 것으로 매우 큰 엔트로피 증가를 발생시킨다. 물론 물의 입장에서는 이온에 의해 자유도가 감소하여 엔트로피가 감소하지만 그 양이 엔트로피 증가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전체 엔트로피는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ΔG를 T에 대해 그래프로 나타내보면(ΔH와 ΔS는 온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 다음과 같다.

'반응이 자발적이다'는 즉 ΔG가 음수라는 의미이다. 위와 같은 이온성 고체의 용해 반응에서는 ΔG를 음수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ΔS가 매우 큰 양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반응을 엔트로피에 의해 ΔG의 부호가 결정되었다고 하여 엔트로피 지배 반응이라 표현한다. 또한 그래프에서 T가 증가하면 ΔG의 절댓값이 증가하여 더욱 자발적인 반응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온성 고체의 용해도가 온도가 증가하면 증가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나. 기체의 용해 반응
반대로 온도가 감소할 수록 용해도가 증가하는 물질의 상태를 우리는 알고 있다. 모른다면 이 또한 유감이다.

탄산음료를 차가운 곳에 보관하면 탄산이 강해지듯이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낮을 수록 증가한다. 기체의 용해 반응식은 고체와는 조금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엔탈피에서도 고체와 차이를 보이는데 기체는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적기때문에 고체의 용해에서 ΔH1에 해당하는 값이 매우 적다. 반면 새로운 결합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큰 엔탈피 감소를 야기하므로 ΔH3의 크기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엔트로피 측면에서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고체의 용해와는 다르게 기체 상태의 물질이 액체 상태의 용매에 갇히게 되므로 엔트로피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ΔH, ΔS 모두 음수이며 T-ΔG 그래프를 다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T가 감소할 수록 ΔG 역시 감소하므로 온도가 감소하면 기체의 용해도가 증가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여기서 왜 이러한 반응을 엔탈피 지배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지 의문이 생길텐데 엔탈피에 의한 감소 효과나 온도를 낮추었을때 엔트로피에 의한 감소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체가 물에 대한 용해도가 매우 작다.
*감성 챙기기 2. 압력에 따른 기체의 용해도
고체의 용해와 달리 기체 용해가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압력에 따라 용해도가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19세기 초 화학자인 헨리가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딴 헨리의 법칙으로 정리하였다. 기체의 용해도(s)가 용해되는 기체의 부분 압력(P)에 정비례한다는 것으로 s = kH * P (kH는 헨리 상수)라 표현한다. 압력이 증가하면 기체의 용해도가 증가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기체의 압력이 증가하면 액체 속으로 충돌하는 횟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답변도 물론 훌륭하지만 우리는 열화학을 공부한 화학도이기에 열화학적으로 이를 증명한 뒤 이번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다.

ㅃ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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